평론/영화

<미쟝센영화제> 봉준호 감독 단편 특별전 - '백색인' '인플루엔자' '지리멸렬' '프레임속의 기억들'

Panic Jo 2021. 6. 28. 14:43

 

제20회 미쟝센영화제에 다녀왔습니다! 

 

봉준호감독님 단편 특별전도 이번에 같이 했는데

초기 작품인 단편작품들을 보니 색다르더라구요.

 

1.<지리멸렬>

영화 지리멸렬의 포스터

 

3가지의 에피소드로 되어있는 <지리멸렬> 입니다. 

처음에는 뭐지 싶은 에피소드로 

 

1. 바퀴벌레 2. 골목안에서 3.고통속으로

 

(도색잡지를 훔쳐보는 교수

우유를 습관적으로 훔쳐먹는 조선일보 신문사 논설위원

만취해 길가에서 똥싸고 오줌싸는 엘리트검사 )

 

뭐지 싶은 성인 남성들이 나오는데 마지막에 하나로 정리가 됩니다.

이래서 봉준호 감독의 제일 유명한 단편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1994년도 작품으로 

김뢰하 배우의 젊은 모습까지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의 연출적인 모습이 돋보입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골목을 뛰어다닐 때

신문기사와 우유를 훔쳐먹는 이상한 아저씨와의 은근 숨 막히는 추격전. 

 

김뢰하 배우의 꼬장 부리는 연기. 

 

지금 봐도 신선하고 재밌었습니다. 

 

2.<백색인>

김뢰하 배우가 주연인 영화입니다.

조금은 지루했지만 확실히 봉준호 감독의 색깔이 진하게 보입니다.

 

초반 정장을 잘 차려입은 인물이 금붕어에게 담배연기를 뿜고 담배재를 털기도 합니다. 

 

그리고 손가락마디를 주워 가지고 다니는 장면. 

마지막까지 '화이트 칼라'라는 사회적 지위를 향유하고 있는 계급을

이기적이고 무관심하게 잘 표현하였습니다. 

 

3.<인플루엔자>

 

두 번째로 재밌었던 작품은 <인플루엔자>입니다.

인플루엔자의 뜻을 알아보면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하여 감염증을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입니다.

전염성이 매우 높습니다. 범죄와 나락으로 가는 길은 매우 쉽고 근접성이 좋습니다. 

이 영화는 처음에 논픽션 느낌으로 다가가지만 보면 볼수록 확실히 픽션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다행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cctv 앵글과 롱테이크 그리고 화면분할까지. 

생생하고 리얼합니다. 전혀 클로즈업이나 커트가 나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롱샷을 유지한 채 리얼함을 유지합니다.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윤제문'배우라는 건 인지하지 못할 정도죠

끝까지 '조혁래'라는 인물의 내리막길을 관객은 지켜볼 뿐입니다. 

 

4.<프레임 속의 기억들>

영화 프레임 속의 기억들

귀여운 아이가 나와 계속 강아지를 찾으러 다닙니다.

시놉시스가 '어린 시절 개를 키우다 잃어버린 기억을 떠올린다' 

입니다. 

 

지루해서 조금 졸았지만 감독의 어린 시절에 겪은 '기억'을 '프레임'에

담아둔 것처럼 보인다. 

 

단독주택에 사는 아이. 

소년이 키우던 강아지 '방울이'가 사라진 것에 대해 낙담하는 스토리..

꿈에서까지 찾아 헤맬 정도로 충격이 크다.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문을 열어두고 등교하는 아이..

 

봉준호감독의 장편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에서도 강아지를 잃어버린 소녀가 등장하는데 

그만큼 봉준호감독에게는 크고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어집니다.

그 순수하고 슬펐던 자신의 기억을 각색하여 프레임에 넣어두는 건 영화하고 영상하는 사람으로서

제일 큰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