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영화
<동양고전영화>지옥화와 라쇼몽 1950년대 한국영화와 일본영화
Panic Jo
2021. 4. 25. 00:27
이 두 영화 모두 유튜브로 관람이 가능합니다!
<신상옥 감독의 지옥화, 1958>
<지옥화>는 30년대 영화 <미몽>, 40년대 영화<반도의 봄>보다는 훨씬 매끄럽고 사운드도 좋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실력과 다양한 앵글까지 요즘 영화와 다를 게 없다. 프레임인/아웃 확실히 발전된 한국 영화를 보여준다. 그리고 진짜 신여성들 케릭터가 너무 좋다. 당당하고 욕망에 충실하며, 인물들이 입고 다니는 시대적인 옷 또한 너무 아름답다. 화려한 드레스, 노출에 대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 세팅된 머리 악세사리까지 너무 완벽하고 섹시하다. 미군 아래서 일을 해도 당당하고, 그 직업으로 삼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특히 애인의 동생까지 아무렇지 않게 만나는 모습이 근래에 나오는 여성보다 더 파격적이다. 여성 인물들이 미군과 어울리는 씬들을 보면 영화 <스윙 키즈>가 생각났다.
하지만 그 영화보다 훨씬 매력적이고 당당한 여성들이 나와 더 좋았다. 능력 있고 춤도 잘 추며 아름다운 여성들을 ‘지옥화’라고 표현한 사실도 웃기긴 하지만, 어울리는 단어이기도 하다. 50년대 영화 안에서 베드신과 키스신을 구경할지도 몰랐다. 사랑과 욕망에 솔직한 인물들을 연출한 것도 너무 좋다. 다양한 로케이션과 그 시대의 소품들 너무 신기하다. 통조림 같은 캔맥주 미군 기지촌 근처의 도로.
<미몽>에서 본 서울역 근처의 모습이 신기하듯, 다양한 장소의 구경도 할 수 있어 좋다. 그냥 옷 벗고 아무렇지 않게 동네 강가에서 목욕하는 어린아이들.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행동들이다. 그리고 표현들도 색다르지만 와닿는다.(성 오늘 멱 감고 갈까? 검정고무신 만화가 생각났다.) 같은 한국말에도 그 시대에 자주 쓰는 표현이나 몸짓 어떻게 보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도발적이게 말한다.
제일 어설픈 건 액션씬이 아닐까. 중국 소림 영화 보듯 한국식 액션씬 소리로만 때리고 과격하지만 어설프다. 말리는 모습이나 싸우는건 지금 실제로 애들 싸우듯 싸우는데 그래도 나름 리얼하게 찍으려고 노력하였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작품 라쇼몽, 1950>
<라쇼몽>의 화면 앵글은 대단하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단편을 본 적이 있다. 그때도 화면 앵글감과 미장센이 대단하고 생각했다. 50년대 초기영화 구로사와가 왜 그렇게 대단하게 평가되는지 알게 되었다. 내용부터 레이어에 레이어 확실히 50년대 한국 영화보다 볼거리와 내용적으로 뛰어나다. 화면이 넘어가는 부분에 페이드인 페이드아웃을 쓰는 등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효율적으로 사용을 잘했다. 산에서 뛰어가는 장면을 멀리서 롱샷을 찍는다거나, 빠른 템포의 편집 또한 잘 활용했다. 그리고 일본의 사무라이 옷 인물들이 쓰는 무기까지 판타지적인 느낌도 가미되었다. 급박한 사운드 따로 조명을 써서 인물의 얼굴에 하이라이트를 주는 장면도 등장하여 세련되게 느껴진다.
슬랩스틱을 보는 거 같은 코미디 영화 느낌도 있다. 액션씬과 서로 잡는 모습, 그리고 여자 주인공이 과하게 우는 모습 , 칼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땅에 꽂힌 장면 모두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에서 나오는 코미디영화같았다. 심지어 일본이 좋아하는 무속신앙이나 굿하는 장면들도 잘 묘사되었는데, 진지하지만 너무 웃겼다. 영화 내내 누구의 주장이 진짜인지 추궁하며 보았다. 일본의 지역적 위치상 섬이고, 지진이 잘 일어나는 곳이다. 섬이라 고립되기 좋으며, 모든 사람들이 일원화되기 쉽다. 사람들은 잘 포장된 주장과 근거로 현혹한다. 속이는 자와 속는 자 끊임없이 논쟁한다. ‘인간은 다 이기적이야, 변명뿐이야’ 결국 이걸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마지막에 새로운 생명을 구원해 주고, 이런 작은 사건으로 또 믿음을 구축하고 인간사는 건 이런 것이다. 라고 보여준다.
https://www.youtube.com/watch?v=qeBoPKOR4Q4